대한민국 실내건축대전 장려

활자;각인으로 새겨진 시간의 기록
임진우, 배수민 | wlsdn5988@naver.com, qotnals9882@naver.com

기록은 다양한 방식으로 전승되며, 그중 하나인 인쇄문화는 천년 이상의 시간을 가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록의 매개체이다. 또한 우리나라 인쇄문화의 혁명을 가져온 금속활자의 발명은 정보의 기록과 획기적인 변화의 전기를 마련하여 인류 역사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2021년 여름,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조선 전기에 제작된 금속활자 1600여 점이 항아리에서 쏟아져 나왔다. 우리나라는 금속활자의 나라라고 할 만큼 금속활자 주조 시기가 앞섰고, 조선시대에서도 여러 종류의 활자가 지속적으로 주조되었다. 인사동에서 발굴된 한글 금속활자와 갑인자 등은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실물 활자로 증명한 것이다. 특히 이번에 출토된 갑인자는 서양에서 금속활자를 발명한 구텐베르크 관련 유물보다 10여년 앞서 역사를 바꾸게 되었다. 최근 일괄로 출토된 금속활자들은 조선 전기 다종다양한 활자가 한 곳에서 출토된 첫 발굴 사례이다. 발굴 전 까지만 해도 고려 최고의 금속활자의 위세에 묻혀 조선 전기 금속활자의 가치를 보지 못한 것이다. 대중적으로 널리 보급된 구텐베르크 활자와 달리 고려 금속활자는 대량생산 기술과 보급본을 개발하지 못해 곧장 목판본으로 대체되면서 사장되는 운명을 맞았다. 탄탄한 글꼴을 갖추고 보급용 활자로써 기능하기 시작한 것은 조선 태종과 세종 때였지만, 그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최근 조선 전기의 인쇄혁신을 이끌 수 있었던 대표적인 금속활자의 발굴 사례를 기회 삼아 고려 금속활자의 한계를 넘어 인쇄문화의 참 역사를 쓰기 시작한 조선 전기 금속활자에 내제되어 있는 유일의 가치와 진정성을 알리는 공간을 제안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