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실내건축대전 우수

돌멍;독살을 이용한 소록도의 시나리오
이정우, 김민지 | gch05110@naver.com, alswl5348@naver.com

소록도는 근현대사의 축소판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격동과 고난의 세월로 점철되어 있다. 1900년대 초반 조선총독부에 의해 ‘한센병’을 대상으로 감염·전염을 예방한다는 목적으로 설립된 특수 병원 소록도 자혜의원이 위치한 섬이다. 일제강점기 한센인들은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빼앗긴 채 퇴원 없는 강제입원, 노역, 감금과 폭행, 단종과 낙태 등 광범히 하고 심각한 인권유린을 당했다. 소록도의 모든 것은 하나같이 그들의 손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것이 없다. 소록도에 한센병 환자 격리가 시작된 지 100년이 넘은 시간이 흘렀고 섬에서는 그 시간의 기억이 빠르게 지워지고 있다. 한센인들 상당수는 현재 고령이고 남아있던 건물들도 수명을 다해 서서히 쓰러져가고 있다. 오랜 기간 손이 닿지 않는 자연과 공간을 탐하는 자본은 섬을 고립과 소외가 아닌 낭만과 경제의 논리로 바라보고 있다. 기억의 매개가 사라진다면 역사의 흔적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 소록도, 장소가 기억하는 의미와 소록도의 앞으로 가져가야 할 기억을 자연과 소통을 통해 공간에 담는다. 그들의 시간들과 흔적이 사라져 소멸되지 않도록 시간의 연장선상에서 기록하는 공간을 만들어보고자 한다.